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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비서: 대성그룹 비서 전성희

열국의 어미 2010. 5. 4. 01:34

국내 최고령 비서 대성그룹 전성희 이사


1. 늘 쾌활하고 낙천적으로 사는 대성그룹㈜ 회장 비서실 수석비서 전성희(全聖姬·62·사진) 이사.

    “목소리만 들으면 20대 여성으로 착각할 만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전엔 ‘차 끓이는 여성’ 정도로 인식되던 비서가 최근엔 최고경영자(CEO)의 주요 스태프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점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김영대(金英大·63) 대성그룹㈜ 회장의 ‘오른팔’과 같은 존재.

그가 비서가 된 건 1979년.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 자격증도 갖고 있던 전 이사는

과장급 월급을 주겠다는 김 회장의 제의에 비서직과 인연을 맺었다.

김 회장은 전 이사의 남편(지난해 작고한 서울대 철학과 심재룡 교수)과 친구 사이였다.
당시 상무로 재직 중이던 김 회장은 진급을 거듭하며 그룹 총수가 됐고

 전씨도 비서실 수석비서로 이사급 대우를 받고 있다.

그는 그토록 오랫동안 비서직을 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라고 한다.

 전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까지 회사에 출근하고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무조건 외국어 학습을 한다. 

전 이사는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전호인:全湖人)로 인해 만주에서 태어나 8·15 광복 이후 인천에 정착했다.
전 이사의 남편은 초등학교 친구다.  69년에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2.  '할머니 비서', '비서계 대모', '국내 최초 이사급 비서', '비서계의 신화'.

대성그룹 전성희(64) 이사대우를 대변하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성공한 비서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회사에서 CEO는 남편 친구도, 30년지기 지인도 아닌 모셔야 하는 회장이다.

 이를 위해 지금도 오전 5시에 기상한다. 자택인 봉천동에서 인사동 회사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출근하자마자 회장의 일정을 점검해 책상위에 올려놓고 각종 회의에 필요한 자료와 서류 등을 준비한다.

 7시10분이면 출근하는 김 회장과 함께 학생으로 돌아가 외국어를 공부한다.

외국 바어어와의 협상도 직접 이끄는 등 중역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만

회장-비서 사이에서 인사 이야기는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을 각각 3년씩 해야 비서의 기본기가 갖춰진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본'인 차대접도 전 씨에게는 특별하다. "집에 손님이 왔을때 가정부가 차를 낸다면 실례"라며

"주인의식을 갖고 내가 탄 차가 우리 회사의 이미지라는 생각을 가지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방문한 손님의 차 취향을 일일이 메모해 두었다가 다시 방문할때 입맛에 맞는 차를 내놓으면 어려운 거래도 척척 풀린다고.

전 씨는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나라도 미국 휴렛팩커드사의 칼리 피오리나 같은

'비서출신 CEO'가 탄생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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