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구_웃는얼굴-가족_캔버스에 유채_60.6×72.7cm 2008
오늘 오후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일을 빨리 마치고 KBS 방송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낭독의 발견>에 참여하려고 신청을 했었어요. 좋아하는 소설가 천운영씨가
나오는 차례였거든요. 요즘 봄비는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
마치 변덕스런 새색시 같기도 하고, 접시에 너무 많은 반찬을
올려 놓은 탓에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미식가의 하늘빛을 닮았습니다.
이순구_웃는얼굴-노부부_캔버스에 유채_72.7×90.5cm_2008
여의도에 내려 시원한 미풍 맞으며 방송국으로 걷다
갑자기 쏟아지는 여우비를 피해 커피색 우산을 펼칩니다. 멋쟁이는
장우산을 쓰는 법이라며, 명화가 프린트된 우산을 펼치면 마치 캔버스를
머리에 받고 걷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사각으로 쏟아지는 비는 인중을 타고 긴 코끝의
외곽선을 따라 흘러내릴 때면, 지독한 난시로 고생하는
제 안경위로 흐르는 빗방울은 시야를 왜곡시키고, 내 앞에 펼쳐진
물기 머금은 풍경들은 미처 말리지 못한 가슴의 상처속을 헤집고 들어오지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 방송에 나온 천운영 작가의 테마는 바로 <눈물>이었습니다.
방송 이야기는 수요일날 방송 후에 후기형태로 올리겠습니다.
이순구_웃는얼굴-소년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08
이순구_웃는얼굴-아이Ⅱ_캔버스에 유채_61.5×45.5cm_2008
이순구_웃는얼굴-아이Ⅲ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08
작가 이순구는 2004년부터 회화와 기호에 의한 방법과 사람사이에
익숙하면서 소통이 원활한 특징을 드러내는 회화언어를 찾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림이란 상대에게 읽히고 보이는 시각적인 기호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
그 소통의 핵심은 바로 웃음이라고 믿고 싶었다던 작가의 작은 희망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순구_웃는얼굴-토론_캔버스에 유채_45.5×61.5cm_2007
옛날 왕들은 장수를 위해 별의 별 장치들을 두었는데요.
그 중에 자신을 웃기기 위해 '웃음내시'란 걸 두었다는 군요.
그러고 보면 웃음만큼 인간의 신체에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긍정의 힘을
내면에 불어넣는 좋은 운동도 없지 싶습니다. 성인과 아이 모두 할것 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신종 피부병인 아토피도 이 웃음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그 중요성이야 더 할말이 있을까 싶습니다.
요즘 정국이 너무 어수선 합니다.
일방통행하는 정권과 대항하는 시민권력의 마찰
소통의 근간이 되어야 할 웃음은 간데없고, 썩은 미소만 날리게
만드는 지금의 현실들이 조금은 완화되고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의 그림을
걸어놓습니다. 환하게 웃어보는 하루가 되길 바람하면서요.
이순구_웃는얼굴-함박이_캔버스에 유채_45.5×53.0cm_2008
웃음은 세상의 모든 이들을
떠나가게 하는 눈부신 햇살이다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생기발랄한 꽃이다
웃음은순수한 사람들이
즐거울 때 보여주는 마음의 표현이다
살감 속에 즐거울 때면
때묻지 않은 거짓없는 웃음꽃이 피어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이다
용혜원의 <웃음> 전편
힘들더라도 웃을수 있는 자에겐 여전히 희망의
그림자가 따라온다는 철학자의 말을 기억해 봅니다.
아쯔시 토노의 연주로 듣습니다. Passing Rain......이 비가 그치고 나면
더욱 환한 하늘빛 아래 우리의 마음을 말릴수 있겠지요? 믿어보세요. 그리고 웃어보세요.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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