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

[스크랩] 어떤 날/용혜원

열국의 어미 2018. 2. 19. 07:32








어떤 날/용혜원



손을 흔들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몹시도 보고픈 날이 있습니다.


모두다 만나 실컷 떠들어대고

마음껏 웃어도 보고

노래도 마음껏 소리치며

부르고픈 날이 있습니다.

 

마구 달아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두 다리 쭉 뻗고

통곡하듯 울고픈 날이 있습니다


미운 사람들에게 욕이나 신나게 퍼부어주고

꼼짝 않고 며칠간 누워

잠이나 푹 자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하루 온종일 돌아다니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영화,연극,음악,음악감상과 쇼핑을 마음껏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고 하고픈 날이 있습니다.

이 마음이 내 마음 만이 아니라

모두들 하고픈 마음일테니

오늘도 삶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랑의 길을 가야겠습니다.






 


Sergey Smirnov









어떤 날/도 종 환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밤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따다가

옷섶으로 닦고 또 닦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나뭇잎처럼 즈믄 번뇌의

나무에서 떠나

억겁의 강물 위를

소리없이 누워 흘러갔으면

무념무상 흘러갔으면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후니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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