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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살아선 어려운 학생들 돕고 死後엔 학교에 보물 남겨

열국의 어미 2013. 5. 7. 09:36

 

살아선 어려운 학생들 돕고 死後엔 학교에 보물 남겨

 

유마디 기자 이메일umadi@chosun.com

이준우 기자 이메일rainracer@chosun.com

 

故 신광현 서울대 교수 유족들

고인이 소장하던 보물 모교에 작년에도 책 4만권 '사후 기증'

 

 

 

 

 

 

"이제야 아들의 유지를 실천하게 됐네요. 평생 학교와 학생밖에 몰랐던 아들이 그토록 기증하고 싶어 했던 것인데…."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故) 신광현 서울대 영문학부 교수의 자택에서 신 교수의 아버지 신효영(76)씨가 아들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1년 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방에는 아들이 입던 옷과 사진, 제자들이 손수 쓴 메모와 쪽지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신 교수의 아버지 신효영씨가 아들 사진을 앞에 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왼쪽).

 

유족들은 고인이 소장하던 보물 제1684호 '해서천자문(楷書千字文·오른쪽)'을 서울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이준우 기자 지난해 7월 24일 작고한(당시 50세) 신 교수의 유족은 기일 1주년을 맞아 고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보물 1684호 '해서천자문(楷書千字文)'을 서울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해서천자문'은 조선후기 유명 한학자인 신위(申緯·1769~1845)가 69세 되는 1837년(헌종 3년)에 쓴 것으로, 그의 유일한 천자문 필적이라 알려진 작품이다. 아버지 신씨는 "해서천자문은 우리 평산 신씨(平山申氏) 집안에 전해오는 가보지만 아들은 학교에서 이를 보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학교 사랑, 학생 사랑, 책 사랑밖에 몰랐던 아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기증식은 신 교수의 기일 다음 날인 7월 25일 서울대에서 신 교수의 유족과 서울대 오연천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신 교수의 사후(死後) 기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유언으로 자신의 연구실에 있던 학술 서적 4만여권을 기증한 바 있다.

 

생전 신 교수는 학생들과의 토론을 좋아했고 80~90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외워 부를 정도로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중세 영문학과 영문학 개관 등을 가르친 그의 강의는 수강신청이 가장 빨리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신 교수가 작고했을 때 서울대 학생커뮤니티에는 신 교수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제자들이 추모의 글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아이디(ID) 'amethyst'를 쓰는 제자는 "방세가 소진돼 갈 데가 없어 학교 연못 근처에 앉아 있는데 선생님이 '아르바이트비'라며 장학금을 주시면서 '언제 책이나 정리해달라'고 다정하게 말씀하셨다"며 "(신 교수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병원에 실려가실 때조차 지도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려던 약속이 미뤄졌다'며 미안해하셨다"고 신 교수를 회상했다. 올해 외무고시 최연소 합격자인 이민하(여·23 서울대 영문학부4)씨는 "학생들이 진로 고민이 있거나 학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마음 놓고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던 분"이라고 말했다.

 

 

출처 : chosun.com 사회>사람들 - 입력 : 2012.07.0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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