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도종환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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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재 : 가을비
◆ 주제 : 세상살이에서 느껴지는 삶의 쓸쓸함과 사별의 슬픔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사랑하다 헤어져 떠나간 임을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삶의 모습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삶과 같다는 것이다.
마치 가을이 되어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잎이 지는 것처럼
자연의 섭리대로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 전반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은
삶에 대한 절망적 정서라기보다는 관조적인 자세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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