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스크랩] 무명 영령은 말한다 / 김남조 2)조국 / 서정주 시

열국의 어미 2017. 5. 27. 19:54



1)무명 영령은 말한다 / 김남조 시(낭송:백시향)

2)조국 / 서정주 시 (낭송:정승철)

 

나는

가고 싶던 곳 내쳐 못가고

예 와서 쓸쓸히 누웠느니라

 

나는

하고 싶던 말 못내 말못하고

기막힌 벙어리로 누웠느니라

 

 

포성이 하늘을 뚫는 싸움터

물밀 듯 밀고 밀어 원수를 쫓던 나날

내나라와 내겨레를 지켜야한다는

뜨거운 마음하나 솟구치는 불더미와 다를 바 없어도

 

 

칡넝쿨에 휘어 덮힌 산골 우물 모양

속 깊이 맑고 맑게 개피던생각

오가는 총탄 속에도 잊을길없어

눈아프게 삼삼히 보고 싶던 얼굴

그 사람도 나는 두고

예 와서 검은 흙에 묻혔느니라

 

 

천지를 쪼개놓듯 치열한 전투에

빗발치듯 오가는 백천의 포탄

그 하나가 내 가슴을 쏘아 피 흘리던 날

마구 내 뿜는 선지피 흥건히 풀에 물들고

못 박히듯 내 생명 그곳에 멎을 때

서럽디 섧게 감기는 눈자위는

한줄기 하얀눈물 흘렸느니라

 

 

내가 죽은 후론 이름 모를 전사

이름을 모르매 새길 비문도없이

차라리 더 조촐한 내 영혼의 모습

 

 

하늘 푸르름을

이리도 시원스레 덮고 누워서

내 나라여

내겨레

내 사람아 편안하라

밤낮으로 빌고 빌며

하세월 이렇게 누웠느니라

 

* 제목 그대로 6.25때 싸우다 숨진 이름도 모르는 영령이

무덤 속에 누워서 하는 말입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도 이름을 몰라 새길 비문조차 없는데,

그래도 이 영령은 죽어서도 내나라여

내겨레여 편안하라며 조국의 평안을

끝도없이 빌고 있습니다.

조국을 지키다 숨져간 수많은 무명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출처 : 좋은글
글쓴이 : 가을냇가에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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