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명 영령은 말한다 / 김남조 시(낭송:백시향) 2)조국 / 서정주 시 (낭송:정승철) 나는 가고 싶던 곳 내쳐 못가고 예 와서 쓸쓸히 누웠느니라 나는 하고 싶던 말 못내 말못하고 기막힌 벙어리로 누웠느니라 포성이 하늘을 뚫는 싸움터 물밀 듯 밀고 밀어 원수를 쫓던 나날 내나라와 내겨레를 지켜야한다는 뜨거운 마음하나 솟구치는 불더미와 다를 바 없어도 칡넝쿨에 휘어 덮힌 산골 우물 모양 속 깊이 맑고 맑게 개피던생각 오가는 총탄 속에도 잊을길없어 눈아프게 삼삼히 보고 싶던 얼굴 그 사람도 나는 두고 예 와서 검은 흙에 묻혔느니라 천지를 쪼개놓듯 치열한 전투에 빗발치듯 오가는 백천의 포탄 그 하나가 내 가슴을 쏘아 피 흘리던 날 마구 내 뿜는 선지피 흥건히 풀에 물들고 못 박히듯 내 생명 그곳에 멎을 때 서럽디 섧게 감기는 눈자위는 한줄기 하얀눈물 흘렸느니라 내가 죽은 후론 이름 모를 전사 이름을 모르매 새길 비문도없이 차라리 더 조촐한 내 영혼의 모습 하늘 푸르름을 이리도 시원스레 덮고 누워서 내 나라여 내겨레 내 사람아 편안하라 밤낮으로 빌고 빌며 하세월 이렇게 누웠느니라 * 제목 그대로 6.25때 싸우다 숨진 이름도 모르는 영령이 무덤 속에 누워서 하는 말입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도 이름을 몰라 새길 비문조차 없는데, 그래도 이 영령은 죽어서도 내나라여, 내겨레여 편안하라며 조국의 평안을 끝도없이 빌고 있습니다. 조국을 지키다 숨져간 수많은 무명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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