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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1년간 나를 잊었다… 그래도 `봄비`는 잊지 않았다

열국의 어미 2013. 5. 3. 16:34

 

11년간 나를 잊었다… 그래도 '봄비'는 잊지 않았다

 

정지섭 기자

 

[TV조선 '대찬인생' 출연, 봄비 열창한 박인수]

70년대 최고 소울 가수로 활동, 2000년대 이후 종적 감췄던 그

췌장암과 저혈당 후유증으로 기억 잃어…    최근 부인·아들과 재결합에도 부인 못알아봐 안타까움 더해

 

 

 

  ▲ 26일 밤 방영되는 TV조선‘대찬인생’에 출연한 박인수가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자신의 대표곡‘봄비’를 열창하고 있다. /TV조선 제공

 

 

  "이슬비 나리는 길을 걸으며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초췌한 눈망울에 뺨이 푹 팬 사내가 마이크를 잡고 읊조리듯 노래를 시작하자 출연자와 방청객들은 숨을 죽였다. 조금씩 끓어오르는 감정을 애써 참던 가수는 후렴구에 이르자 기다렸다는 듯 한껏 터뜨렸다. "봄비~/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나 나리려나…."

 

정적에 휩싸였던 스튜디오가 한숨과 훌쩍임으로 가득 찼다. 그가 후렴구 '봄비'를 반복적으로 절규하듯 외칠 때 가수 현미와 성우 송도순의 눈에선 쉴 새 없이 눈물방울이 떨어졌고, 코미디언 김학래와 배우 조형기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스튜디오에 있던 모두를 울린 이 사내는 노래 '봄비'를 히트시키며 1970년대 최고의 소울(soul) 가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인수(66·본명 백병종)다.

 

세상에서 잊혀 살다 가족의 품에 안겨 힘겹게 재활과 재기에 나선 박인수가 26일 밤 11시 방송되는 TV조선 토크쇼 '대찬인생'에서 '봄비'를 열창했다. 그가 방송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 것은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박인수는 40년 만에 재결합한 부인 곽복화씨, 아들 백진서씨와 함께 출연해 근황을 전한다.

 

트로트와 포크 등이 득세하던 1970년대 귀기(鬼氣)까지 느껴질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소울 창법으로 대중음악계를 뒤흔들었던 박인수. 2000년대 이후 종적을 감췄던 그는 췌장암과 저혈당 쇼크로 생겨난 단기기억상실증을 앓으며 11년 동안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부인·아들과 지난해 재결합했다. 박인수는 이날 '봄비'를 처음부터 끝까지 노랫말·구절 하나 놓치지 않았지만 지금도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한 모습도 이따금씩 보였다.

 

특히 이날 1970년대 절친한 선배였던 현미를 바로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으나 젊은 시절의 부인 모습만 기억하고 지금의 부인은 알아보지 못해 출연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박인수는 마이크를 잡기 전 긴장한 얼굴로 "목이 잠겼으니 널리 이해해주시고 열심히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했고, 노래를 마친 뒤에는 흡족한 듯 힘차게 거수경례를 했다.

 

곽복화씨는 당대 최고 인기 가수였던 남편과 결혼했다가 5년 만에 파경에 이르고, 3년 전에야 아들을 통해 오랫동안 끊겼던 남편의 소식을 알고 재결합을 결심했다. "다시 합친 것 후회 안 해요. 어른아이, 아니 아이어른을 하나 더 키우는 심정이죠."

 

한편 MC 박미선의 진행으로 매주 금요일 밤 11시 시청자들과 만나는 '대찬인생'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었던 명사들의 진솔한 삶의 얘기를 안방극장에 생생히 전달해 호평을 받으며 종편채널 동시간대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학력 파문으로 방송계를 떠나야 했던 스타 강사 정덕희(1회)를 시작으로 특공무술의 창시자 장수옥, 영화배우 김희라 부부, 원로가수 한명숙 등이 출연해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었던 경험담을 생생히 들려주고 있다.

 

 

출처 : chosun.com 사회>사람들 - 입력 : 2013.04.26 03:01 | 수정 : 2013.04.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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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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