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기 전 거듭 세번 몰랐담을 뉘우쳐
痛哭하던, 당신의 늙은 弟子 베드로는 그래도 가야바의 뜰에까지 딸아래도 갔지만,
오오, 중얼거리며
나는
잡히시는 그 자릴 避해 달아숨은 채
橄攬山. 어느나무 뒷그늘에 혼자서 주크리고,
당신과 또
스스로 背叛을 몇줄길의눈물론들 뉘우쳐나 봤을지요.
겟세마네 비탈길의 / 박두진
오그때 당신
오르시던 겟세마네 비탈길 문득 절로 두근대며 가슴 저리네.
죄의 형틀 우리 대신 혼자 메시고, 비틀대며
넘어지며 피와 땀의 범벅.
조롱과 욕설, 휘갈기는 채찍질을 견디시던 모습.
유난스레 이런 날은 지워지지
않네. 넋도 영도 눈물 젖어 절로 지척이네.
왜 그럴까 죄인이여. 어쩔 수가 없는. 내가 바로 져야 할, 스스로의
형틀. 나를 대신 피 흘리신 당신의 그 형틀.
겟세마네 비탈길의 눈물과 그 피의 얼룩. 죄의 나라 어디에나 젖어
있나니.
봄 한철 붉게 젖는, 핏빛 고은 한국. 진달래와 철쭉, 동백꽃과 들장미 뚝뚝 듣는 당신 핏빛 눈물겨워라.
가시 면류관 / 박두진
비로소 하늘로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죽음의 바닥으로 딛고 내려갈 수 있는
사다리. 빛이 그 가시 끝 뜨거운 정점들에 피로 솟고 비로소 음미하는 아름다운 고독 별들이 뿌려 주는 눈부신
축복과 향기로이 끈적이는 패배의 확증 속에 눌러라 눌러라 가중하는 이 황홀 이제는 미련 없이 손을 들 수 있다. 누구도
다시는 기대하지 않게 혼자서도 이제는 개선할 수 있다.
<수석열전(水石列傳), 일지사, 1973>
갈보리의 노래 I / 박두진 해도 차마 밝은 체론 비칠
수가 없어 낯을 가려 밤처럼 캄캄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