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교실

전도행전-박애녹

열국의 어미 2010. 5. 22. 22:34

 

 

 

정보훈 법사의 유언 전도

 

박애녹

너무도 답답해서 정보훈 법사나 만나 볼까 하고 그의 집으로 갔다. 그 동안 사무실에 온통 신경을 쓰느라 만나 보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집에 없었다. 그의 아내는 한숨만 마구 쉬고 있다. 위로 받으러 간 것이었는데 오히려 위로를 해주어야 할 판이다. 그가 병원에 입원을 한 것이다.  여러 해 전 췌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재발했다고 한다. 전에 내가 그에게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마흔 셋을 잘 넘기면 오래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 그가 마흔 셋 아닌가. 섬뜩했다. 귀신들이 나를 부자 만들어 주지는 못하더니만 다른 사람들 나쁜 점쾌는 기가 막히게 맞추는구나. 하지만 그렇게 맞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그 나쁜 일을 막아 주고 좋은 길로 인도해 주어야 참신이랄 수 있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귀신들에게 화가 났다.

 

병원으로 쫓아가서 그를 만났다.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옛날 우리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직전의 모습처럼 완전히 망가진 모습이었다. 형님이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냈던 그가 너무도 불쌍해 보였고 또한 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다시 생각이 나서 눈물이 줄줄 흐른다. 그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며칠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가 나를 보자 아픈 몸으로 반기면서 말을 건넨다.

“동생, 어찌 지내는가? 사업은 잘되는가?”

나는 그간의 폐업 신고부터 우리 딸아이의 질문까지 자세히 이야기 했다. 곧 죽을 환자한데!

“동생, 지금부터 내 이야기 잘 듣게.

 

내가 지금까지 평생을 무당들과 손을 잡고 법문을 외워 읽는 것으로 벌어먹으며 내 아이들을 키웠지만 참으로 생각이 많네. 내가 귀신들을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받들어 모셨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꼴이 이게 뭔가? 이번에 입원하기 전에도 여러 번 굿을 했네. 그들 모두 병 낫게 해준다고 공수를 주고 건강하게 산천을 누비며 다닐 것이라고 하였지만 나는 점점 악화되어 이 지경이 되었고 돈만 수없이 날렸지.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가 평생을 헛 살은 거야. 귀신들은 자기만을 위해 달랠 줄 알지. 나를 위해서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 근데도 나는 귀신들에게 충성을 다했지. 그래서 말인데, 동생. 내게 큰 변화가 생겼네.”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 그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회한의 눈물....

 

“나, 예수 믿기로 했네!”

아니, 이럴 수가! 법사로 평생을 살던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신앙을 바꿀 수가 있다는 말인가?

“곧 죽을 내가 이제 와서 왠 예수냐고 하겠지만 귀신 믿어 덕본 건 정말 아무것도 없네. 귀신 믿어서는 천국에 못 갈 것 같아. 귀신들이 좀 거짓말을 잘하는가? 무당들도 속고 있는 거야. 귀신들이 툭 하면 굿해라. 치성 드려라, 고사지내라, 기도비 내놓아라 했지만, 그러면서도 덕을 준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동생도 잘 알고 있을 걸세. 나도 내 욕심으로 무조건 점 보러 온 사람들을 엮어서 굿을 엄청 시켰지. 그들 생활이 어렵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말야. 전세 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전세금까지 빼오라는 것이 귀신들 아닌가? 그 전세금 몇 배 벌어 준다고 뻥을 치면서!

 

하지만 예수 믿는 사람들은 좀 다르더라구. 일단 돈 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했지.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와서 나를 위해 기도를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이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전도한 거야. 신우회라든가? 뭐, 그런 이름이었어. 마음이 편해. 내일 세례받기로 했지.”

 

나는 깜짝 놀랐다. 엄청난 변화였기 때문이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내림굿을 하고 신제자가 될 때 엄청 걱정을 하고, 무당이 안 되기를 기원하던 그가 급기야는 먼저 일을 저지른 것이다.

“형님, 갑자기 그렇게 종교를 바꾸면 탈이 나지 않을까요? 귀신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을 텐데 그걸 어떻게 감당을 해요? 형님네 식구들 괜찮을까요? 형님, 병세가 더 악화되면 어떻해요?”

“동생, 어차피 평생을 천하게 생활했는데 지금 이 상태보다 더 나쁠 것이 뭐가 있겠는가. 동생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예수 믿게!”

담대했다. 그러나 그날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다음날 그는 세례를 받았고, 그로부터 정확하게 일주일 후 그는 생을 마감했다. 불쌍한 정보훈 법사, 아니 세례를 받았으니 정보훈 성도!

내게 준 마지막 말, 그의 유언

“동생도 예수 믿게!”

- [아빠, 무당이 뭐야?] 박 에 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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