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문학

[스크랩] [문삼석] 흑염소 외 7편 <제6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 모음>

열국의 어미 2018. 1. 29. 00:04

제6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 모음


   흑염소

                 문삼석


흑염소는 눈이 까맣다.

흑염소는 코가 까맣다.

흑염소는 입도 까맣다.

흑염소는 귀도 까맣다.


까만 염소 흑염소,

매해매해 흑염소.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


        꽃을 보면서

                   문삼석


내가 꽃송이야?

-그럼, 예쁜 꽃송이지.


요 꽃망울은?

-그건 우리 아가란다.


엄만 어딨어?

-꽃을 싸고 있는, 요 잎이지.


그럼, 아빠는?

-여기, 굵은 줄기 보이잖니?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있어?

-땅 속에 계신단다. 튼튼한 뿌리로…….



   내 친구 상봉이

                        문삼석


내가 방귀를
‘뽕’ 뀌면

상봉이는 그냥 그 자리에서

헤헤헤헤 웃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방귀를 뀔 때는

저만큼 달려가서 ‘뽕’ 뀌곤

헤헤헤헤

바지를 털어대며 웃어댑니다.


상봉이는 둘도 없는

내 친굽니다.


        네거리 빵집 앞

                        문삼석


네거리 빵집 앞

자동차들이


빵!

-한 개만 달라고 졸라댑니다.


빵빵!

-두 개만 달라고 졸라댑니다.


빵빵빵빵빵!

-많이많이 달라고 졸라댑니다.


        두 다리가

                    문삼석


-꼭 나만큼씩 따라와.

-그래. 너만큼씩 따라갈게.


두 다리가 사뿐사뿐

길을 걷습니다.


-꼭 나만큼만 뛰어

-알았어. 너만큼만 뛸게.


두 다리가 훌쩍

웅덩이를 넘습니다.




       똑같이

                   문삼석


세상에서 가장 큰 입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먹이를 먹은 하마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먹이를 먹은 개미가


어느 날 아침

똑같이 말했대.


-오늘 아침은

참 잘 먹었어!


         벌

                문삼석


입 맞추고 갔다가

다시 와 입 맞추고,


입 맞추고 갔다가

다시 와 입맞추고…….


벌은 땡볕이

뜨겁지도 않나?


벌은 꽃이

그렇게도 좋나?







            보글보글

                        문삼석


늦은 밤 부엌에서

보글보글, 보글보글…….


그게 무슨 소린지

넌 알겠니?


일 나간 우리 아빠

돌아오셨다고


찌개냄비 좋아서

노래하는 소리야.



문삼석 동시집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섬아이 발간-에서

출처 : 아름다운 동시교실
글쓴이 : 남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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