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문학

[스크랩] <제6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동시 우수상>

열국의 어미 2018. 1. 28. 23:48

<제6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동시 우수상>         

덩굴손/장석순

 

 

돌풍이 휘몰아치고

채찍비가 쏟아져도

 

담쟁이

놓지 않고

꽉 붙잡아 준

덩굴손.

 

백혈병이 괴롭히고

치료가 힘들 때마다

 

가족

친구

이웃

헌혈해 준 사람들

 

우리 형

놓지 않고

꽉 붙잡아 준

덩굴손.

 

 

책 속 주인공도 자란다

 

 

작년에 봤던

어린 왕자.

 

다시 읽었더니

그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그동안

감추었던 마음

하지 못한 말

내게 털어놓는

어린 왕자.

 

못 본 사이

어린 왕자가

훌쩍 자랐다.

 

  

사랑의 조건

 

 

“아빠사랑해요.”

“…….”

 

“아~빠~사~랑~해~요.”

“…….”

 

“아빠, 무지무지무지 사랑해요.”

“…….”

 

“아빠,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좋아! 한 시간.”

 

‘쌩~’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는

1학년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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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비둘기/김귀자

 

 

바람 찬 전철역 승강장에

맨발로 나타난 비둘기 한 마리,

목을 길게 뺏다가, 움츠렸다가

혼자 종종걸음을 치다가…….

집을 나와 길을 잃은 걸까?

헤어진 식구들 찾아 나선 걸까?

문 열린 전동차 문 앞까지 다가와서도

승차권이 없어 타지도 못하고

발가락 잘린 한쪽 발 가슴에 웅크린 채

고개만 갸웃거리는 비둘기.

오가는 사람들 발걸음에 쫓겨

허둥지둥 달려가는 비둘기의 맨발이

흐린 불빛 속에 빨갛다.

 

 

얼음

 

 

너,

입 앙다물고 있지만

난, 다 알아.

 

따뜻한 눈빛 조금만 주어도

금방 사르르

녹는다는 걸!

 

 

개구리와 수련

 

 

연못가에 뛰놀던 아기개구리,

풀잎에 미끄러져

물속으로 풍덩!

 

- 여길 잡아!

손 내민 물풀을 잡고

겨우 물 위로 기어오른다.

 

튜브처럼 동동 떠있는 수련 잎은

아기 개구리의

구명정,

 

- 휴, 살았다!

툭 불거진 눈으로 가쁜 숨 할딱이며

폴짝! 올라앉는다.

 

 

 

 
출처 : 부산 문예창작 아카데미
글쓴이 : 가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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